문제는 페미니즘이 아니라 민주주의의 위기다.



- 2022. 1. 9. 장혜영 페이스북


문제는 페미니즘이 아니라 민주주의의 위기다.


때아닌 ‘페미’ 검열이 대한민국의 자유와 민주주의를 우스꽝스럽게 망가뜨리고 있다. 이번 선거의 진짜 전장은 젠더가 아니라 민주주의다. 이번 선거는 반민주적 ‘페미’ 검열에 굴복한 정치와 그렇지 않은 정치의 승부이며 이에 맞서 우리 민주주의의 원칙을 재확립하는 선거다.


소위 ‘젠더갈등’의 본질은 페미-반페미의 싸움이 아니다. 그 증거는 페미니즘이 무엇인지에 대한 구체적인 논쟁이 소거된 현실이다. 쟁점은 ‘무엇이 페미니즘인가’가 아니라 '누가 페미인가’로 형성되어 있다. 검열주의자들은 ‘페미’라는 단어를 무조건 나쁜 것, 공격대상, 모든 문제의 원흉으로 규정한다. 온라인을 중심으로 ‘페미’ 검열을 일삼는 집단의 목표는 성평등이나 인권과 같은 민주적 가치의 실현이나 스스로가 마주한 사회구조적 불평등의 실질적 해소가 아니라 거대 양당을 자신들이 쥐고 흔든다는 ‘권력감’의 획득이다.


문제는 선거공학에 찌든 거대양당이 이 집단의 요구를 ‘유의미한 것’ ‘정당한 것’ 심지어 청년을 대표하는 목소리로 규정하며 굴종하는 척하기 시작한 데서 심각해진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굴종하는 ‘척’이다. ‘페미’검열을 선동하는 이들은 자신들이 거대 양당의 후보를 좌지우지한다고 생각하지만, 이는 망상일 뿐 거대 양당은 철저히 선거의 유불리 차원에서 ‘페미’ 검열을 선동하는 이들을 이용할 뿐이다. 거대 양당 대선 후보의 입을 빌려 호가호위하며 실체 없는 권력감을 느끼는 ‘페미’ 검열주의자들과 민주주의의 근본적 훼손은 아랑곳없이 오직 선거공학적으로 이들을 ‘청년의 목소리’라며 추어올리는 거대 양당은 서로를 그저 자기 목적에 맞게 이용하고 있는 듯 보인다.


시민들 사이에 분열을 조장하는 주장이 현실 정치 영역으로 넘어오지 못하도록 게이트키퍼 역할을 해야 하는 정당정치는 오히려 파시즘적 주장이 공적 토론의 영역으로 올라올 수 있도록 레드카펫을 깔아주었고 그 일등 공신은 누가 뭐라 해도 바로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다. 한때 민주당 정부의 스타였던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자 국민의힘 대선후보는 이제 충실한 '이준석 아바타'로 분화했다. ‘자유 민주주의’를 표방하는 정당에서 역설적으로 가장 ‘자유 민주주의’를 훼손하는 새로운 검열 시대의 문을 활짝 열어젖힌 것이다. 이준석에 의해 국민의힘 국시는 반공에서 반페미로 이동했다. 문제는 반공에 맞서 민주를 외쳤던 민주당도 함께 반페미의 문턱을 넘어버렸다는 점이다.


이 과정에서 우리 사회의 민주주의에 중대한 손상이 누적되고있다. 사적 검열에 의한 시민적 자유의 손상. 규정조차 불분명하지만 무조건적 낙인이 된 ‘페미’로 보이지 않기 위해 시민들은 이제 내적 검열을 수행한다. 이를 묵인하고 방조해왔던 정치는 이제 이에 적극 동조한다.


우습기 짝이 없는 손가락 모양 검열부터 안산 선수 숏컷 검열, 우리 사회에 이미 널리 인정된 공적 가치 안에서 다양한 의제 세팅 기능을 충실히 수행해온 닷페이스나 씨리얼과 같은 온라인 미디어에 대한 후보 출연 검열까지, 검열이 민주주의로 둔갑하는 어처구니없는 현실에 단호히 맞서 사상과 표현의 자유라는 민주적 가치를 지켜낼 정치세력이 절실히 필요하다. 그리고 정의당이 바로 그 세력이 되어야 한다.


우리 사회가 지향해야 할 페미니즘의 모습에 대한 토론은 필요하다. 그러나 이러한 토론은 비판의 탈을 쓴 극우적 선동 및 검열과 반드시 분리되어 이루어져야 한다. 토론과 비판은 민주주의의 자양분이지만 검열은 민주주의를 말살시키는 독이다. 이런 독에 편승하는 정치 역시 민주주의의 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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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의원 장혜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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