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차별 철폐의 날’

장혜영 의원이 정의당 의원총회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 2021. 4. 20 정의당 의원총회 모두발언


오늘 ‘장애인 차별 철폐의 날’을 맞아서 제 이야기를 조금 들려드리고자 합니다. 


저는 탈시설 장애 당사자의 언니입니다. 저보다 한 살 어린 동생은 발달장애가 있다는 이유로, 13살 무렵 가족들의 결정으로 시설로 보내졌습니다. 그렇게 동생은 무려 18년이나 되는 시간을 시설에서 살았습니다.


그런 우리 가족의 결정이 얼마나 부당한 것이었는지, 또 그런 결정을 내리게 만드는 이 사회의 차별적인 구조가 얼마나 부당한 것이었는지, 저는 몇 년 전 동생의 시설에서 일어났던 인권침해 사건을 계기로 뒤늦게 알게 되었습니다. 장애가 없는 나의 삶에서 부당하다고 여겨지는 것이 장애가 있는 누군가의 삶에도 부당한 것이라는 이 단순한 사실을 깨닫기까지 참 많은 시간이 걸렸습니다.


우리는 학교에서 모든 사람들은 평등하고 또 존엄하다고 배웁니다. 저도 그렇게 배우면서 자랐습니다. 그런데 그 배움은 눈앞의 차별을 좀처럼 알아보지 못합니다. 13살 어린이였던 동생의 삶에 단지 그가 장애인이라는 이유로 일어났었던 그 모든 부당한 격리가 '장애인이니까 가슴 아파도 어쩔 수 없는 일'이 아니라 '그 누구의 삶에서도 일어나서는 안 되는 일'이었음을 깨닫기까지 우리 사회는 너무 오랜 시간이 걸렸습니다. 


‘나는 집에서 사는 게 당연하지만 너는 시설에서 병원에서 살아도 어쩔 수 없다’, ‘나는 동네에서 학교를 다니는 게 당연하지만 너는 학교를 못 가도 어쩔 수 없다’, ‘나는 버스도 택시도 기차도 비행기도 다 마음대로 탈 수 있는 게 당연하지만 너는 버스도 택시도 기차도 비행기도 다 탈 수 없어도 어쩔 수 없다’, ‘나는 비장애인이고 너는 장애인이니까 그렇다’. 이것이 바로 오늘날까지도 만연한 장애인에 대한 차별입니다.


장애인이든 아니든 사람은 누구나 집에 살고 싶습니다. 동네에 있는 학교에 가고 가게에 가고 공원에 가고 싶습니다. 버스도 택시도 다 마음대로 타고 싶습니다. 장애인이든 아니든 누구나 자기 삶의 주인이 되고 싶습니다. 이 모든 것이 말하는 것은 바로 인간다운 삶입니다.


장애인을 사랑하자고 말하면서 장애인에 대한 차별을 방치하는 기만적인 장애인의 날이 아니라, 사랑하지 않아도 좋으니까 장애인에 대한 차별에 단호히 맞서 싸우는 장애인 차별 철폐의 날이 되기를 바라며 21대 국회 동료 의원님들께 다시 한 번 말씀드립니다. 지금 이 차별의 역사를 끝내고 장애인들의 인간다운 삶을 보장하기 위해 많은 법안들이 국회에 발의되어 있습니다. 작년에 발의된 ‘탈시설 지원법’ 또 이번에 코로나19 시기 장애인 거주 시설 집단 감염에 대응하기 위한 ‘코로나 긴급 탈시설법’ 그리고 오늘 저와 심상정 의원님이 각각 대표 발의하는 ‘주거 약자법’과 ‘주거 유지 서비스법’이 그 대표적인 법안들입니다.


이 모든 법안들이 21대 국회에서 제대로 만들어져서, 장애라는 것이 인간이 가진 하나의 가능성일 뿐 인간다운 삶을 가로막는 그 어떤 문제도 아니라는 것을, 진짜 문제는 장애가 아니라 장애를 차별하는 이 사회라는 것을 모든 시민들이 느낄 수 있도록 이번 4월 국회에서 함께 힘써주실 것을 당부드립니다.


2021. 4. 20 정의당 의원총회
국회의원 
장혜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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