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 안의 코끼리를 모두 외면하는 지금, 조성주 후보만이 정확한 말을 하고 있습니다.



- 2022. 10. 12. 장혜영 페이스북


"솔직히 말합시다. 우리는 성폭력에 단호히 대응하는 ‘모범적 조직’이 되지 못했기에 위기를 맞은 겁니다. 아직도 전직 당대표의 성추행 그 자체가 문제였다고 말하지 못하고, 성추행 사건 처리 과정이 문제였다고 스스로 규정했기 때문에 이렇게 된 겁니다."


방 안의 코끼리를 모두 외면하는 지금, 당대표 후보 가운데 유일하게 조성주 후보만이 아픈 곳을 에둘러가지 않고 정확한 말을 하고 있습니다.


페미니즘 정당을 말하면서 김종철 대표의 성추행에 대해, 성추행 그 자체가 아니라 후속처리과정을 더욱 문제삼는 당내 분위기에 대해, 여전히 남아있는 당내 성폭력 문제에 대해 입을 닫고 있는 사람들에게 과연 지금 당의 위기를 극복할 진짜 리더의 자격이 있는지 의문입니다. 정의당의 페미니즘을 마치 제3자처럼 평가하기에 앞서 이미 요직에 있었던 사람들로서 스스로를 자성하고 돌아보는 후보를 찾아보기가 이리도 어렵습니다.


우리는 넘어진 자리에서 다시 일어서야 합니다. 그렇기에 정의당의 다음 리더십을 자임하는 후보들이라면 다음과 같은 질문들에 분명히 답해야 합니다. 정의당은 우리가 외치는 구호만큼 성폭력으로부터 안전한 정당입니까? 당대표의 성폭력이 아니라 그 대응이 당을 어렵게 만들었다고 생각하십니까? 당내 성폭력 근절을 위한 계획은 무엇입니까?



"페미니즘 정당,
정의당의 소중한 이름입니다."


정의당 대표 후보 조성주, 대구경북유세 (2022. 10.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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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대구시당, 경북도당 당원 동지 여러분,
당대표 후보 조성주입니다.


오늘이 전국유세 마지막 날입니다. 저는 강원에서 시작한 첫 유세부터 저에게 던져진 7가지 질문들에 답변하겠다고 말씀드렸습니다. 앞선 6번의 유세에서도 매번 다른 질문에 대해 답했습니다. 오늘은 그 마지막, 7번째입니다.


제가 지난주에 새로운 당명으로 사회민주당을 제안하는 기자회견을 했습니다. 뉴스가 조금 됐는데요, 기사에 달린 댓글을 먼저 읽어드리겠습니다.


“새 당명으로 사회민주당은 무슨. 꼴페미당이나 해라.”
“정의당을 가장 잘 표현한 단어는 페미당.”


네, 오늘 제가 말씀드릴 질문, 그리고 답변은 <페미니즘 정당, 정의당>입니다. 


이상합니다.


언제부턴지도 모르겠습니다. 우리 정의당이 “노동자, 농민, 서민을 외면하고 페미니즘만 해서 망가졌다.”라는 평을, 유행처럼 하고 있습니다.


저는 국회의원 류호정, 장혜영의 지지를 받고 있습니다.


그런데 어떤 분들은 두 의원과 함께하는 것이 선거에 불리하다고 말합니다. 우리당 국회의원의 ‘지지’가 ‘불리’가 되는 기이한 평은, 방금 말씀드린 그 유행의 다른 버전입니다.


그러나 저는 정의당이 페미니스트 정당이 되어야 한다는 주장도, 류호정, 장혜영 두 의원과 함께 서는 것도 포기할 수 없습니다. 저는 그것이 우리가 더 커지는 길, 더 시민들과 함께하는 길이라고 굳게 믿고 있기 때문입니다.


박원순 전 시장 조문 거부를 ‘사태’로 표현합니다.


당의 비호감이 커졌다는 것이지요. 저는 당시 이미 서울시를 그만둔 지 1년이 다 되어 가고 있는 시점이었지만 사건 이튿날, 조문했습니다.


두 의원과 깊은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여러분, 제가 그들과 싸웠을까요? 아뇨, 아닙니다.


두 의원은 조문은 거부했지만 지탄받아야 할 가해자이면서도 동시에 또 동시에 존경받는 시민운동가이자 정치인이었던 그에게 많은 이들이 애도를 표할 수밖에 없는 것을 이해할 수 있었고,


저는 조문을 했지만 두 의원이 피해자와의 연대와 여론의 균형을 위해 조문을 할 수 없었던 입장과 그 원칙에 대해서 공감할 수 있었습니다. 서로 다른 입장과 행동을 했지만, 우리가 솔직하게 토론하고 대화함으로 인해 서로가 더 넓은 이해와 공감의 세계로 한 걸음 내디딜 수 있었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진보정치는 질문하고 대화하는 것을 멈춰서는 안 됩니다.


우리가 살아가는 세계는 진보 보수의 이념으로 설명하기에 너무 거대합니다. 정치는 특히 더 그렇습니다. 좁고 답답한 딜레마의 길에 놓이더라도 진보정치는 이 어려움을 결코 회피해서는 안 됩니다.


우리는 솔직하지 못했습니다.


정의당이 페미니즘 정당이라 말했지만, 개별 사건에 대한 논쟁은 늘 ‘뒷수습해야 하는 무엇’으로 치부했습니다. 뒷수습의 책임은 일부에게 떠넘겨졌습니다. 그리고 당의 존폐를 언급할 때마다 페미니즘을 꺼냈습니다. 


그리고 비겁했습니다.


우리의 안위를 놓고 페미니즘을 저울질하는 데만 몰두했고, 페미니스트 동료 시민의 절박한 삶에 대해서는 그만큼 몰두하지 못했습니다.


여성노동자가 동료에게 스토킹 당하다가 죽었습니다. 고향 땅에서 일자리와 안전한 인간관계를 배제당하는 여성청년들이 도망치듯 다른 지역으로 떠나고 있습니다. 정부는 위기 상황에 부닥친 여성과 청소년, 성소수자를 지원하던 부처를 ‘인구가족 계획’을 담당하는 부처로 바꿔버리고 있습니다.


분명히 말씀드립니다.


우리는, 정의당은, 페미니즘만 해서 위기가 아니라, 페미니즘이 부족해서 위기를 겪고 있습니다.


솔직히 말합시다. 우리는 성폭력에 단호히 대응하는 ‘모범적 조직’이 되지 못했기에 위기를 맞은 겁니다. 아직도 전직 당대표의 성추행 그 자체가 문제였다고 말하지 못하고, 성추행 사건 처리 과정이 문제였다고 스스로 규정했기 때문에 이렇게 된 겁니다.


페미니즘은 우리당의 소중한 가치입니다.


그리고 그걸 대표하는 정치인들을 뒤로 숨기지 않아야 합니다. 여성 노동자의 노동권만큼, 여성 시민의 인권, 인격권, 성적자기결정권은 중요합니다. 우리가 대표하는 또 다른 동료 시민들에게는 류호정의 비동의강간죄, 장혜영의 스토킹처벌법은 ‘노란봉투법’만큼이나 중요합니다.


해결 방법은 ‘더 좋은’ 페미니스트 정당이 되는 것뿐입니다.


당에 더 많은 페미니스트가 있어야 하고, 더 전면에서 활동해야 합니다. 페미니즘 정당, 정의당이 되는 것을 두려워하지 맙시다.


노동과 페미니즘을 구분 짓지도 맙시다.


그 둘의 교차를, 통합을 구체적으로 토론합시다.


OECD 최고의 성별임금격차를 비판하려면 정작 80년대 미국, 2000년대 일본에서 수많은 여성노동운동가들이 성별임금격차 해소를 위해 직무급제 도입을 주장했고, 격차를 줄이는 성과를 내왔다는 걸, ‘토론’합시다. 왜 자동차 제조업 GM, 포드, 폭스바겐의 공장 생산라인에는 20%가 여성인데, 현대-기아차에서는 2%도 채 되지 않는지 ‘질문’합시다. 우리가 지켜왔던 노동에 여성이, 그리고 페미니즘이 없었던 것이 불평등의 원인임을 ‘지적’합시다. 


심상정 대통령 후보의 1분 발언과 지못미 후원에서 우리는 가능성을 확인했습니다. 이재명과 김어준 류의 느닷없는 페미니즘 찬양에 빼앗긴 지지도 확인했습니다. 대한민국 노조 조직률이 14%까지 상승한 건, 여성 노동자들의 조직화에서 비롯된 것임도 잊지 맙니다.


세계 곳곳에서 불평등과 혐오 정치에 맞서고 있는 사민주의 정당들이 여성 유권자로부터 거대한 힘을 부여받고 있는 현실을, 저 조성주가 확인해 보자고 제안하고 있는 겁니다. 21세기 사회민주주의 정당은 기후위기에 대응하는 녹색정당이고, 페미니스트 정당입니다.


존경하는 대구시당, 경북도당 당원동지 여러분!


지난 10월 1일 제14회 대구 퀴어문화축제가 열렸습니다. 모든 것이 서울이 중심인 이 나라에서, 14년간 이곳 대구에서 이 소중한 행사를 지켜오신 분들, 배진교 성소수자 위원장님을 비롯해 대구시당 경북도당 당원 여러분께 깊은 연대의 인사를 보냅니다. 중원에서, 제3시민을 만나 세 번째 권력이 되는 길에 앞장선 여러분과 함께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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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의원 장혜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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