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2. 11. 10. 장혜영 페이스북
성소수자를 지우는 교육부에 분노하시는 여러분께 부탁합니다.
성소수자를 축복했다는 이유로 교단에서 정직 2년을 선고받고 1100만원의 종교재판비용까지 전부 부담해야 하는 이동환 목사에게 마음을 모아주세요.
분노와 연대가 함께할 때 우리는 가장 강합니다.
김유미님 공유글
아무도 시키지 않았지만-
이동환의 후원회장이 되어 쓰는 글
재판이 진행되는 지난 2년 간 아마도 (가족제외) 이동환을 가장 많이 보는 사람이 나였을 것 같다. 일주일 내내 그를 보는 주도 적지 않았으니 우리는 정말 2년간 징글징글하게 서로를 봤다. 징글징글. 이 징그러운 인연으로, 내가 이동환의 후원회장도 할 수 있지 않을까. 이동환이 원하든 원하지 않든, 이건 내가 원해서 쓰는 글이다.
이동환은 어떤 사람인가.
이동환은 꾸준한 사람이다. 꾸준하고 한결같은 사람. 톡 쏘는 맛보다는 밍숭맹숭한 맛에 가까운- 그러니까 콜라보다는 숭늉. 숭늉같은 사람이다. 입이 재미나지는 않아도, 매일 끼니마다 속을 든든히, 속을 편안히 만들어줄 수 있는, 그런 사람이다. 그는 자신이 빛나는 사람이 아니라 가끔 우울해했지만 나는 그가 밍숭맹숭한 사람이라 함께 하고 싶었다.
내가 고삐 풀린 망아지마냥 펄쩍펄쩍 뛰고 있으면 이동환은 내가 펄쩍 뛰는 동안 나를 기다리며 그 자리를 지키는 사람이다. 그가 그런 사람이라 나는 그를 따라 차분히 숨을 길게 쉬는 법을 배우고있다. (아직 다 못 배움.)
이동환은 어떤 일을 하는 사람인가.
성소수자를 향해 축도를 했다는 이유로 그의 소속교단이 그에게 징계조치를 취하자, 이동환은 개신교 내 성소수자 인권운동 단체인 큐앤에이를 만들었다.
그는 그가 인터뷰에서 밝혔던대로 그는 용감하거나 대담한 사람이 아니다.
그보다 그는 정직하고 솔직한 인간, 꼼수를 모르는 인간이다. 예수를 따르느라 운동을 시작했다는 이야기는 그의 진심이다. 그는 참, 멋이 없는 사람이고, 그래서 멋이 있는 사람이다.
모든 운동이 다 마찬가지이겠지만- 한국 개신교 내에서 성소수자 운동을 하는 일은 참 쉽지 않다. 하루이틀 반짝 힘을 낸다고 무언가 이룰 수 있는 일이 아니다. 갈 길이 구만리여서 시작부터 한숨이 나온다. 나는 그래서 꼼수를 모르는, 꾸준한 이동환이 이 일에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당장 성과가 눈에 보이지 않더라도 ‘예수의 길이니, 간다’하는 재미없는 양반이 너무 귀하다.
그런 그가 2년간 참 많은 고생을 했다.
구안와사부터 공황장애까지 몸과 마음 구석구석 그는 본인의 성정대로 부지런하고 꾸준하게 아팠다. 재판비용도 비용이지만 나는 그가 올해가 가기 전에 머리부터 발끝까지 온 몸을 훑는 건강검진을 받았으면 좋겠다. 도통 잘 안 쉬는 양반을 핸드폰 안 터지는 곳으로 멀리 여행을 보내고 싶다. 그가 좋아하는 평양냉면을 잔뜩 맥이고 싶고, 그가 영화와 만화책을 잔뜩 보고 돌아올 수 있게 그에게 시간과 여유를 주고 싶다.
나는 이동환이 개신교 안에서 성소수자 운동을 누구보다 오래, 누구보다 열심히 할 사람이라는 걸 안다. 그러니 이 순간 그에게는 무엇보다 쉼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그가 이왕에 운동을 한다면, 오래, 그리고 건강히 운동을 했으면 좋겠으니까. 그 편이 고삐풀린 망아지에게, 김유미에게도 도움이 되니까.
그러니 여러분에게 자신있게 말한다.
당신이 개신교 내 성소수자 운동을 응원하고 싶은 사람이라면, 이동환을 다양한 방법으로 응원해주셔라.
당신이 이번 한달 주머니 사정이 넉넉하다면 후원금을 모아 주셔라. 내가 책임지고 이동환을 병원에 보내겠다. 당신이 기도의 능한 사람이라면, 이동환을 떠올리고 기도를 해주시면 좋겠다. 나는 그 점에 능치 못하니 당신의 힘을 빌리겠다.
부탁, 그리고 부탁.
후원 계좌 : 카카오뱅크 7979-23-78003 (ㅂㄷ)
기도 나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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