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소리는 어떻게 세상을 정복했는가 - 제임스 볼 [장혜영의 내 인생의 책②]



- 2021. 7. 5. 경향신문 기고문


여러분은 ‘거짓말’과 ‘개소리’의 차이를 아시는가?(행여 오해 마시기를. 개소리는 제임스 볼의 2017년작 <개소리는 어떻게 세상을 정복했는가>를 번역하며 역자가 고심 끝에 선택한 ‘Bullshit’의 역어다)


제임스 볼은 거짓말과 개소리의 차이를 결정짓는 것은 이들 각각이 진실을 대하는 태도라고 설명한다. 거짓말은 진실에 대한 최소한의 자각과 이에 대한 의식적 부정을 필요로 한다. 반면 개소리에서 중요한 것은 진실이 아니라 담론이다. 그럴듯한 담론으로 공론장을 뒤덮으며 자기 목적을 달성할 수만 있다면 담론을 구성하는 정보의 진실 여부는 중요치 않다. 진실의 숙적은 거짓이 아니라 개소리이다.


나는 차별금지법을 대표발의한 국회의원으로서 이 말이 무슨 뜻인지 잘 안다. 이 법 제정의 걸림돌은 거짓말이 아니라 개소리들이기 때문이다. 반대 담론을 주도하는 이들은 법안의 내용과 상관없이 법안에 포함된 단어 몇 개와 무수한 억측, 비약, 허위정보를 뒤섞은 개소리를 부지런히 만들어 공론장에 유포한다. 이런 개소리는 이미 형성된 필터 버블(Filter Bubble·필터링된 정보만 이용자에게 도달하는 현상)에 섞여들어 상승효과를 일으킨다. 허위 담론이 공론장을 휩쓰는 현실에 맞서고자 팩트 체크를 해보지만 한계가 명확하다. 필터 버블이 팩트 체크를 뱉어내기 때문이다.


이런 현실에 어떻게 맞서야 할까? 제임스 볼에 따르면 개소리가 번성하는 이유는 그것이 진실보다 돈이 되고 표가 되기 때문이다. 개소리가 돈이 되고 표가 되지 못하게 만드는 구조를 만들기 위해 정치인, 언론인, 정보의 소비자인 개인이 각각 할 수 있는 역할이 있다. 그중 하나는 내가 믿는 담론을 내가 믿지 않는 담론만큼 의심하는 것이다. “지나치게 쉽게 믿는 것보다 영리한 선량함을 더 좋아한다”는 어느 시인의 말도 있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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