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우리 투쟁을 조롱하고 짓밟은 경찰, 서울교통공사, 삼각지역 직원들. 여러분 모두 나중에 나이들고 약해져서, 혹은 장애를 갖게 되면 꼭 지하철 엘리베이터 이용하십시오. 꼭 활동지원 서비스 이용하십시오. 절대 시설가지 말고 지역사회에서 자유롭게 사십시오. 그리고 그 모든것을 위해 처절하게 투쟁해온 우리를 짓밟고 모욕한 오늘을 꼭 기억하십시오." (이형숙 대표)
이 말을 듣는데 그 열불터지는 순간에 소름이 돋았다. 나는 이토록 우아하면서도 무서운 저주를 본 적이 없다. 미움과 분노에 잔뜩 화가 난 나였다면 "너희들 엘리베이터 쓰기만 해봐라!"라며 악다구니를 질러도 모자랐을텐데, 형숙 대표님은 그 쏟아지는 폭력 속에서도 이 투쟁의 목적과 방향과 당위를 한 순간도 잃지 않았구나, 정신이 번쩍 들었다. 그 서릿발같은 올곧음과 시민됨에 대한 직관이 벼락마냥 내리꽂혔다. 아마 그 벼락을 맞은건 나뿐만이 아니었으리라. (최한별 KDF 사무국장)
Hanbyol Choi님 글 공유
어제 투쟁 현장에서, 너무 빡쳐서 쫌 울었다(쭈굴) 아직은 나의 힘이 부족한가...더 빡세게 더 오래 더 깊이있게 싸워온 동지들은 의연한데 나 혼자 너무 열받아서 눈물이 차올라 또 고갤 들었지....
"장애인도 지하철 타게 해주십시오"라는 말을 2023년 한국에서 14시간 외치고 있으려니 느껴지는 깊은 분노와 비참함이..정말 말로 표현하기 어려운 억울함이었다. 경찰과 서울교통공사측의 폭력과 빈정거림도 도를 넘어서는 수준이었고-아무리 위계질서가 엄격한 집단이고 명령 받는대로 움직여야 하는 이들이라지만 이렇게까지 불의에 적극적으로 복종할 필요 있나 솔직히 인간적인 미움이 너무 많이 들었다.
부글부글 끓는 모든 대상을 향한 미움에 어찌할 바를 모르고 있을 때, 이형숙 대표님이 이런 발언을 했다.
"오늘 우리 투쟁을 조롱하고 짓밟은 경찰, 서울교통공사, 삼각지역 직원들. 여러분 모두 나중에 나이들고 약해져서, 혹은 장애를 갖게 되면 꼭 지하철 엘리베이터 이용하십시오. 꼭 활동지원 서비스 이용하십시오. 절대 시설가지 말고 지역사회에서 자유롭게 사십시오. 그리고 그 모든것을 위해 처절하게 투쟁해온 우리를 짓밟고 모욕한 오늘을 꼭 기억하십시오."
이 말을 듣는데 그 열불터지는 순간에 소름이 돋았다. 나는 이토록 우아하면서도 무서운 저주를 본 적이 없다. 미움과 분노에 잔뜩 화가 난 나였다면 "너희들 엘리베이터 쓰기만 해봐라!"라며 악다구니를 질러도 모자랐을텐데, 형숙 대표님은 그 쏟아지는 폭력 속에서도 이 투쟁의 목적과 방향과 당위를 한 순간도 잃지 않았구나, 정신이 번쩍 들었다. 그 서릿발같은 올곧음과 시민됨에 대한 직관이 벼락마냥 내리꽂혔다. 아마 그 벼락을 맞은건 나뿐만이 아니었으리라.
그래, 당신들은 일상의 평안함을 누리다가도 자괴감에 뒤척일 것이다. 평생을 두고 오늘을 떠올릴 때마다 수치스러울 것이다. 당신들이 짓밟은 것이 스스로의 존엄이었음을 깨닫는 날이 올 것이다. 반드시 그렇게 될 것이다.
- 2023. 1. 3. 장혜영 페이스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