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렵기 때문에 우리는 싸울 것입니다.




- 2022. 12. 28. 국회 본회의 5분 자유발언


존경하는 김영주 부의장님, 동료 의원님 여러분, 사랑하는 시민 여러분. 정의당 장혜영 의원입니다.


지난주 금요일 바로 이곳 본회의장에서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은 밀실 야합을 통해, 국민은 모르고 정부와 양당의 핵심 지도부만 아는 내년 예산안과 그 부수법률들을 졸속 통과시켰습니다. 한사람 한사람이 걸어다니는 개별 입법기관인 국회의원들은 스스로 통과시키는 법안의 내용이 무엇인지도 모른 채 그저 당 지도부가 시키는 대로 대거 찬성표를 던졌습니다.


거대 양당이 합심해 국회를 정부의 거수기로 전락시키는 국회 역사에 길이 남을 부끄러운 순간이었습니다. 의원들은 내년 예산안 수정안의 내용은 물론 수정안과 함께 통과된 세입부수법안에 따른 국세수입의 변동에 대해서도 전혀 알지 못했습니다. 왜냐하면 본회의에 올라온 수정예산안에는 세법개정에 따른 국세수입 변동이 단 1원도 반영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세법을 대거 수정해놓고서 정작 그로 인한 세수변동이 어떻게 되는지 모른다는 것은 마치 의사가 환자에게 처방전을 써주고서 그 처방으로 인해 환자의 몸에서 일어날 변화는 전혀 알지 못하는 것과 다름없습니다.


이런 일은 지난 21대 국회 내내 단 한번도 일어난 적 없습니다. 본회의를 통과하는 부수법안의 내용은 아무리 시간이 걸려도 세입에 반영하여 통과시키는 것이 지금까지 예산안 처리의 원칙이었습니다. 그러나 이 원칙은 지난주 금요일에 보란듯이 무너졌습니다.


만시지탄이지만 지금 이 자리에서 거대양당이 통과시킨 예산 부수법안에 따른 국세수입 변동 내용을 말씀드리겠습니다.


본회의를 통과한 세입부수법안 중 법인세와 종부세만 해도 향후 5년간 무려 20조의 세수가 줄어듭니다. 이것은 그야말로 완벽한 부자감세입니다.


더불어민주당 의원님 여러분, 올해 하반기 내내 윤석열 정부의 부자감세 막겠다고 하지 않으셨습니까. 법인세, 종부세 감세 혜택 대부분은 대기업과 집부자들의 몫인데, 대기업과 집부자에게 20조원씩 세금 깎아주고서 부자감세 막았다고 자화자찬 하실 수 있겠습니까. 여러분은 예산 국면에서 사실상 정부와 여당에게 완패했습니다.


묻고싶습니다. 왜 민주당의 170석은 자당 의원을 지킬 때만 위력을 발휘하고 약자와 서민의 삶을 지키는 일에는 이토록 무력한 것입니까.


국민의힘 의원님 여러분, 그토록 바라던 부자감세 해서 좋으십니까. 부자감세를 20조나 했으니 이제 경기 전망에 상관없이 기업이 투자하고 일자리가 살아나겠습니까. 그런데 부자들 세금 20조씩 깎아주고 나면, 무슨 돈으로 이 어려운 시기에 취약계층 지원하고 불평등과 기후위기에 대응하실 겁니까.


이번 예산안 졸속 심의의 바탕에는 정치를 극단적 진영논리로 내몰고 노동자와 장애인의 기본권을 억압하며 부자감세에만 천착해왔던 윤석열 대통령이 있습니다.


20조에 달하는 부자감세 예산을 기어코 통과시킨 윤석열 대통령은 이제 국민 혈세를 운운하며 시민단체 회계를 들여다봐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정말로 국민 혈세를 걱정한다면 윤석열 대통령이 들여다봐야 하는 것은 시민단체가 아니라 사립학교, 장학재단, 병원, 대기업이 설립한 각종 재단들입니다.


올해 국세청 국감에서 제가 파악한 결과 최근 5년간 공익법인 중에 국세청에 의한 적발률이 높은 곳은 사립학교, 장학재단, 병원, 대기업이 설립한 재단이며 이들은 국세청의 개별검증을 통한 적발의 무려 86.4%를 차지합니다. 정작 시민단체 대부분이 포함되어있는 기타법인의 적발률, 전체의 0.6%에 불과합니다.


시민단체들은 대부분 규모가 영세한 나머지 추징과 적발보다는 회계와 공시에 대한 지원이 필요합니다. 이는 윤석열 정부의 국세청조차 인정한 사실입니다. 그런데 윤석열 대통령은 국민혈세를 핑계로 또다른 진영논리를 촉발하기 위해 사실과 관계없이 시민단체를 겨냥하고 있습니다.


위기의 시대, 공동체를 보호하고 결속할 책무를 망각한 채 정치가 앞장서서 공공성의 토대를 무너뜨릴 때 가장 먼저 무너지는 것은 약자들의 삶입니다. 구멍뚫린 사회적 안전망 사이로 떨어져내리는 약자들의 삶을 생각하면 너무나 두렵습니다.


그러나 두렵기 때문에 저와 정의당은 싸울 것입니다. 약자의 삶을 외면하고 기후위기과 불평등이라는 거대한 도전에 맞설 책무를 망각한 나쁜 정치에 맞서 우리는 끝까지 싸울 것입니다. 함께해주시길 바랍니다. 경청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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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의원 장혜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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