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저도 여러분과 함께 삭발을 합니다




-2022. 4. 19. 전국장애인부모연대 전국 집중 결의대회


<오늘 저도 여러분과 함께 삭발을 합니다>


여러분의 국회 동지 정의당 국회의원 장혜영입니다.


여기 서 있으니까 앞서서 말씀해 주셨던 2018년에 청와대 영빈관에 방문했던 기억이 납니다. 그때는 탈시설한 발달장애인의 형제자매로서, 청와대에서 문재인 정부의 포용국가 정책의 가장 상징적인 정책이었던 '발달장애인 종합대책 평생케어' 이 정책을 발표하는 자리에 초대받아 갔었습니다.


그때 저희의 요구 사항이 지금 우리의 이 자리에서의 요구 사항과 조금도 다르지 않았습니다. 어떤 아이들은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학을 갈 때, 어떤 아이들은 시설에 가는 그런 비문명적인 사회를 이제는 좀 문명사회로 가자, 함께 지역사회에서 인간답게 평범하게 살아갈 수 있게 해달라 그런 정부의 약속을 들으러 간 자리였습니다.


약속은 있었지만 안타깝게 충분히 지켜지지 않았다고 생각합니다. 그게 바로 우리가 오늘 이 자리에 다시 모여 있는 이유라고 생각하고요. 굉장히 복잡한 마음이 듭니다. 원래 이 자리에서 일상을 보내시는 분들은 아니잖아요. 학교에도 가시고 일터에도 계시고 또 여러 가지 자기만의 일상들을 보내시는 분들이 이렇게 정부가 바뀌는 시기에 다시 모여서 삭발을 하면서 우리도 좀 살게 해달라고, 생존의 요구로서의 발달장애인 24시간 지원 체계를 만들어 달라는 요구를 하고 있는 모습을 보면서 솔직히 가슴이 찢어지는 것 같습니다.


만약에 제가 국회의원이 아니었다면 아마 여러분들과 함께 앉아 있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근데 한편으로는 저는 여러분이 되게 자랑스럽기도 합니다. 왜냐하면 우리의 현실이 더 이상 물러설 수 없다는 걸 잘 알고 계시기 때문에 이 자리에 계신 거라고 생각하거든요. 우리가 싸워서 바꿔내겠다, 정부가 하지 않는다면 우리가 하도록 만들어내겠다라고 하는 결의를 보여주는 자리가 또 오늘의 이 자리라고 생각을 합니다. 투쟁하기 위해서 이 자리에 왔고요. 오늘 저도 여러분과 함께 삭발을 합니다.


박수를 받을 일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제가 오늘 여러분하고 함께 삭발을 하는 이유는 첫 번째로는 죄송하다는 의미입니다. 오로지 발달장애인을 24시간 함께 살아갈 수 있는 지원 체계를 만드는 걸 제가 국회에 들어간 가장 중요한 소명이라고 생각하고 2년이 흘렀지만 여러분이 다시 이 자리에 나오셔야 할 정도로 정치를 제대로 못해서 제가 너무 죄송하다 그런 의미이고요.


다른 하나는 항의의 의미입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국회에서는 임시회가 열리고 있습니다. 그리고 보건복지위원회에서는 장애인 권리보장법, 탈시설지원법 굉장히 중요한 법안들이 심의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많은 동료 의원님들께서 이 문제에 대해서 충분히 관심을 기울이고 있지 않습니다. 그래서 저는 항의의 의미로 동료 의원님들께 여러분과 함께 삭발한 머리를 보면서 우리가 진짜로 지금 해야 하는 일을 상기시키고 싶다는 마음으로 그렇게 삭발을 합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는 각오의 의미입니다. 반드시 발달장애인도 지역사회에서 함께, 누군가의 가족으로서가 아니라 대한민국의 시민으로서 자유롭게 평등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제가 국회에서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여러분과 함께 하겠다는 각오로 오늘 여러분과 함께 합니다. 함께 끝까지 싸우겠습니다. 투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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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가 있어야 할 곳이 바로 여기입니다. 윤석열 당선자, 말씀드립니다. 정치가 있어야 할 곳이 바로 여기입니다. 국민의 목소리가 바로 이것입니다. 발달 장애인도 발달 장애인의 가족들도 인간답게 살 수 있는 세상을 만들라고. 이것이 바로 국민의 목소리입니다. 국회에 계시는 동료 의원님들께도 말씀드립니다. 민생 현안 중에 가장 급한 민생 현안이 바로 여기 있습니다.


제가 지금 국회에서 한국은행 총재 (후보자 인사) 청문회를 하다 왔는데요. 아침에는 머리카락이 있었던 의원이 오후에는 머리카락 없이 빡빡 깎고 들어가면 깜짝 놀랄 겁니다. 그러면 제가 이렇게 말씀드리겠습니다. 저는 제가 머리 빡빡 깎은 거 하나도 안 놀랍고요. 발달 장애인 가족이라는 이유만으로 부모가 아이를 죽이고 부모가 자살해야 하는 세상이 나는 훨씬 놀랍다. 이 세상 같이 바꿔야 되지 않냐. 이렇게 말씀드리겠습니다. 여러분과 함께 투쟁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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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의원 장혜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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