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사회 공론장에 복어 독을 퍼뜨린 장본인이 되려 복어요리 전문가 행세를 하는 건에 관하여.


- 2022. 1. 22. 장혜영 페이스북


우리 사회 공론장에 복어 독을 퍼뜨린 장본인이 되려 복어요리 전문가 행세를 하는 건에 관하여.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어제자 오마이뉴스와의 인터뷰에서 20대 여성들이 어젠다 형성에 뒤처지고 있다는 망언을 늘어놓았다.


박근혜 대통령 옆에 착 붙어 정치를 시작한 이준석 대표가 10년을 정치하고도 고작  '여가부 폐지'나 들먹이고 있는 것이 얼마나 대단한 어젠다 형성이라고 스스로 착각하는지 모르겠지만, 이준석 대표의 무지와 달리 2030 여성들은 최근 몇 년간 여러 사회적 어젠다를 쏘아올리고 실질적인 성과를 만들어왔다. 소라넷 폐지, n번방 방지법 제정, 불법촬영 근절대책 수립, 낙태죄 폐지, 스토킹 처벌법 제정, 채용성차별 근절, 양육비 미지급자 신상공개, 비동의 강간죄 개정...


여성운동 하는 이들이 성소수자 등 소수자 이슈에 관점이 닫혀 있다고? 적어도 차별금지법 제정에 있어서 당대표 취임 3일만에 꼬리내리고 입장 바꾼 사람이 할 말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아주 오래 전부터 바로 오늘까지도 얼마나 많은 페미니스트들이 차별금지법 제정에 힘을 보태고 있나. 물론 여성의 이름으로 트랜스젠더를 배척해야 한다는 주장을 하는 이들이 있지만 그들에게 국회 토론회를 열어준 이는 다름아닌 국민의힘 여성의원이다.


젠더 이슈에서 공론장을 망가뜨린 독극물은 손가락 모양만 갖고 디자이너를 해고시키라고 부당한 압력을 가하는 이들의 목소리가 아니었나? 아무리 뻔뻔한 이들도 좀처럼 공론장으로 끌어오지 않던 그 독을 자신의 공적 마이크를 통해 공적 영역으로 퍼뜨린 장본인이 스스로를 복어 요리 전문가라고 행세하는 모습을 도저히 참아줄 수 없다. 복어 요리 전문가는 남을 위해 독을 제거하는 사람이지 공론장에 앞장서서 독을 섞어넣는 사람이 아니다.


이준석 대표는 2030 여성을 포함한 수많은 여성들이 목소리내며 변화시켜온 세상에 무임승차하는 동시에 너무나 쉽게 그 모든 일을 '구호'라고 싸잡아 말하며 여성들의 목소리가 가진 힘과 구체적인 실천을 간단히 부정한다.


리베카 솔닛의 신간 <이것은 누구의 이야기인가>에는 이런 구절이 있다.


"힘 있는 자들은 스스로를 망각과 무지라는 막으로 감싼 채 타인의 고통을 회피하고 그 고통과 자신은 관련이 없다고 믿는다. 그들의 눈에는 많은 것이 숨겨지고 빈자와 약자들의 세상에서 멀찍이 떨어져있다. 더 많이 가진 사람일수록 더 조금 안다."


제1야당 대표가 저렇게 자신있게 오만과 무지를 드러내는 이유는 하나다. 지지율. 여성에 대항 혐오를 이용하고 2030 여성들의 노력을 폄하하는 것, 혹은 여성 인권을 적극 대변하지 않는 것이 지지율 상승에 도움이 된다고 판단하는 것이다. 심지어 안철수 후보조차 비동의 강간죄 개정 입장을 후퇴하는 판국이다. 뭔가를 하는 것도 정치지만 삼가야 할 때를 알고 삼가는 것은 더 고도의 정치다. 공적 가치를 대변하는 인물로서 권력추구를 위해 금도를 넘는 것을 보고 '청년의 목소리에 귀기울인다'며 대단한 정치행보처럼 올려치는 몇몇 소위 지식인들의 부박함에는 실소가 나온다.


여성들의 정치적 단결이 필요하다. 심상정 후보가 완전무결한 후보라고 말할 생각은 없다. 그러나 대선후보들이 앞다퉈 페미니스트 선언을 하던 5년 전과 달리 정치인들이 여성들이 겪는 차별과 폭력의 문제를 말하는 것조차 꺼려하는 지금, 심상정마저 없다면 이번 대선에서 차별받는 여성들의 목소리는 도대체 누가 대변한단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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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의원 장혜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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