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여러분, 지치지 마십시오. 싸우는 우리가 기필코 변화를 만들어낼 것입니다.

장혜영 의원이 동아제약 본사 앞에서 진행한 동아제약 성차별 채용규탄 기자회견에 참석하여 발언 중이다.


-2021.3.15. ‘동아제약은 채용성차별 해소 종합 대책 수립하고 내부 성차별을 점검하라’ 기자회견


일주일 전 오늘을 기억하십니까? 


지난 월요일은 3.8 여성의 날이었습니다. 생존권과 노동권을 상징하는 빵, 그리고 참정권을 상징하는 장미 모두가 여성에게는 필요하다고 우리는 외쳤습니다.


그리고 바로 그날 용기 있는 한 여성이 얼마 전 자신이 겪은 채용 성차별을 폭로했습니다. 동아제약의 채용 성차별 사건의 전모가 그렇게 우리 사회에 알려졌습니다.


채용 성차별 문제 제기에 대한 동아제약의 대응은 지루할 정도로 판에 박힌 핑계와 회피로 가득합니다. 유튜브 영상 댓글 창에 동아제약 최호진 사장의 명의로 달려있던 사과문 그 어디에도 문제의 본질인 성차별에 대한 인식과 반성은 찾아볼 수가 없습니다.


동아제약은 문제를 회사의 구조적인 성차별 관행이 아닌, 면접관 개인이 면접 매뉴얼을 벗어난 문제로 축소하고 호도하였습니다. 또한 사과의 초점을 동아제약의 채용 성차별 관행이 아닌 지원자의 불쾌함에 둠으로써 성차별을 동아제약의 구조적인 문제가 아니라 지원자 개인의 감정 문제로 바꿔치기 하였습니다. 그 이후의 해명도 점입가경입니다.


2021년 현재 여성에 대한 생활 각 영역에서의 구조적인 차별은 현재 진행형입니다. 고용 영역에서의 차별은 대표적입니다. 그리고 이런 차별에 맞서는 시민들의 싸움도 여전히 현재진행형입니다.


1987년에는 민주화만 있었던 게 아닙니다. 남녀고용평등법이 제정된 것도 1987년의 일입니다. 남녀고용평등법 제7조는 이렇게 명시하고 있습니다. "사업주는 근로자를 모집하거나 채용할 때 남녀를 차별해서는 안 된다. 여성 근로자를 모집·채용할 때는 그 직무 수행에 필요치 않은 신체적 조건, 미혼 조건, 그 밖에 고용노동부령으로 정하는 조건을 제시하거나 요구해서는 안 된다." 그런데 이 법이 제정되고 34년이 지난 지금 이 법은 여성 노동자들의 노동권을 충분히 보호하지 못합니다. 채용 과정에서 아무리 부당한 성차별적 발언이 자행되더라도 이것이 실제 탈락사유였다는 것이 증명되지 않으면 이 조항은 실효성이 없습니다. 설령 증명한다 하더라도 처벌은 벌금 500만 원에 불과합니다. 이 역시 실효성을 담보하는 데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다른 한편으로 채용 절차법이 있지만, 이 또한 구직자가 제출하는 채용 서류 등의 방안을 골자로 하기 때문에 채용 면접 과정에서 일어나는 성차별적인 발언을 포괄하기에는 무리가 있습니다.


국가인권위원회 인권위법에도 평등권 침해의 차별행위 조항에 의하면, 고용 관련해서 특정인을 우대하거나 배제하거나 구별하거나 불리하게 대우하는 행위를 금지해서 시정을 권고할 수 있지만 이 역시도 권고에 불과한 실정입니다. 고용 영역에서 여성에 대한 성차별을 효과적으로 실효성 있게 방지하는 입법은 여전히 미비합니다. 입법부의 일원 모두가 큰 책임을 느껴야 합니다.


코로나19 여파로 인해서 여성의 일자리 위기가 심화되고 있습니다. 한국 여성 정책 연구원의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1년간 절반에 가까운 여성 노동자들이 현재 일하던 곳에서 휴업·휴직·해고 등을 직간접적으로 겪고 부문휴업이나 무급휴직·임금삭감 등의 조치가 이루어질 때, 우선적으로 여성을 대상으로 성차별으로 이루어진 경우가 많았다는 점이 드러났습니다. 우리 사회가 경제위기를 겪을 때마다 성별 불평등이 다시 심해지던 과거의 비극을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서라도 이번 동아제약의 채용 성차별 문제를 성평등 노동을 확립하는 변화의 빗장으로 만들어야 합니다.


동아제약에 요구합니다. 문제를 정확하게 진단하지 않으면 해결은 바랄 수가 없습니다. 문제는 개인의 일탈이 아니라 기업 내에 박혀 있는 구조적인 성차별입니다. 문제를 인정하고 책임을 통감하며 피해자와 국민 앞에 정확히 사과하십시오. 다시는 이런 잘못된 행태가 반복되지 않도록 전면적인 개선책을 강구하고 성평등한 채용과 인사 제도 확립을 약속하십시오.


고용노동부에 요구합니다. 채용 성차별이 발생했으나 문제를 제대로 인식조차 하지 못하는 동아제약을 신속하게 근로감독하십시오. 철저한 사업장의 관리 감독을 통해서 차별을 시정하고 예방 조치를 단행하십시오. 그렇게 재난 시기에 성평등 노동의 기강을 세우십시오.


국회는 이슈가 있을 때마다 대책을 쏟아 놓는 듯하지만, 실제로 실효성 있는 해결책은 정쟁의 뒤로 은근슬쩍 유아무야 미뤄 왔습니다. 고용 영역에서 성차별은 방 안에 코끼리와 같습니다. 방 안에 코끼리가 들어앉아 있고 모두가 그 사실을 알고 있는데, 아무도 제대로 손쓸 생각을 하지 않고 방치해 왔습니다. 이제 더는 안 됩니다.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합니다.


87년에 만들어진 남녀고용평등법은 여성들을 고용 성차별, 채용 성차별로부터 보호하지 못합니다. 현존하는 법제도가 채용 성차별을 제대로 규제하지 못한다는 점이 명백해졌습니다. 실효성 있는 입법 보완을 위한 노력이 절실합니다. 그 첫걸음은 채용 성차별이 우리 사회에 얼마나 심각한지를 드러내는 것부터 일 것입니다. 저와 정의당은 대책 입법을 마련하는 데 적극 매진하겠습니다. 반드시 성과를 만들어 내겠습니다.


여성 여러분, 지치지 마십시오. 싸우는 우리가 기필코 변화를 만들어낼 것입니다. 끝까지 연대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채용성차별철폐공동행동


동아제약 본사 앞에서 채용성차별철폐공동행동이 주최한 동아제약 성차별 채용규탄 기자회견이 진행중인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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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의원 장혜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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