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화는 가능하다는 것을 온 삶으로 증명했던 긴즈버그 대법관


- 2020. 9. 19. 장혜영 페이스북

성평등한 사회를 염원하는 전세계의 수많은 시민들에게 우리 손으로 만드는 변화가 가능하다는 것을 온 삶으로 증명하셨던 긴즈버그 대법관이 오늘 영면하셨네요. 


자기 삶을 걸어 어떤 변화를 시작해보려는 사람들이 꼭 한번쯤은 들어보았음직한 말이 있죠. '꼭대기에 올라가서 바꿔라.' 하지만 꼭대기에 오르는 험난한 갈에 스스로가 변해버리고 마는 이야기들이 세상엔 더 많았던 것 같아요. 그런 얘기들에 지칠 때쯤, 긴즈버그 대법관의 이야기를 만나고 머릿속이 개운해졌던 기억이 납니다. 


필사적으로 꼭대기에 올라 세상의 규칙을 바꿔버린 실존하는 여성. 미국 연방대법관 9명 중 여성 법관 수가 몇 명이 적당하냐는 질문에 9명이라고, 남성들이 9명일 때는 아무도 문제제기 하지 않는다고 답하던 긴즈버그 대법관은 제가 아는 세상에서 제일 멋진 할머니 중 한 분이셨어요. 


2020년에도 우리 국회는 300명 의원 가운데 여성은 57명에 불과하고, 성평등이라는 단어 대신 양성평등이라는 단어를 고집스레 사용하는 사람들이 가득하지만, 그래도 변화는 기어코 일어날 겁니다. 


다음주 월요일에 저는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참석해 위원장님과 동료의원 여러분께 지난 6월말 대표발의한 차별금지법안의 제안설명을 할 예정이에요. 화요일에는 차별금지법과 같은 법제들이 이미 제정된 여러 나라들의 이야기를 각국의 대사관과 협력해 실감나게 전해듣는 (그럼으로써 난무하는 온갖 가짜뉴스들을 정정하게 될) 컨퍼런스를 진행할 거예요. 모든 것이 순조롭지는 않겠지만, 그게 가장 중요한 문제는 아니겠죠.


가장 중요한 건 지금 이 순간에도 어떤 시민들은 그들이 여성이라는 이유만으로, 장애인이라는 이유만으로, 지역이나 국가가 다르거나 성소수자라는 이유만으로, 그밖의 수많은 그들이 그들 자신이라는 이유만으로 부당한 차별을 당하고 있다는 것이고, 이런 현실을 우리가 용감하게 바꿔나가야 한다는 점일 거예요.


긴즈버그 대법관님, 이렇게 당신이 계시지 않는 지구에서도 평등을 위한 여정은 끝나지 않을 거예요. 하지만 오늘 당신이 돌아가셨다는 그 소식은 너무 쓸쓸하네요. 부디 돌아가신 곳에서도 아름다운 악명을 떨치며 행복하게 지내시길 빌어요. 많이 그리울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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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의원 장혜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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