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7년 6월 항쟁이 오늘로 34주년을 맞았습니다


- 2021. 6. 11. 장혜영 페이스북


87년 6월 항쟁이 오늘로 34주년을 맞았습니다. 수많은 시민들의 연대와 희생이 이룩한 6월 항쟁은 우리 공동체가 진정한 민주사회로 나아가기 시작한 역사적 분기점입니다.



87년생인 저는 제도적 민주화 이후의 세상에 태어나 성장하는 큰 행운을 누렸습니다. 이 행운은 이전 세대가 목숨을 건 싸움을 통해 사회적으로 만들어낸 행운입니다. 만일 1987년의 우리 사회가 여전히 전쟁의 참화 속에 있었다면, 독재에 짓눌려 있었다면 저의 삶은 지금과 아주 많이 달랐을 것입니다. 설령 제가 아무리 뛰어난 능력을 가졌다 해도, 저 혼자만의 힘으로 사회 전체에 드리운 혼란과 어려움을 뛰어넘어 지금의 일상을 이루어내기란 불가능했을 것입니다.



이런 행운 위에 태어난 지금의 청년세대는 이제 성숙한 민주주의를 위한 새로운 과제를 마주하고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불평등과의 싸움입니다. 87년 헌법은 1인1표의 사회를 만들었지만 2021년의 사회는 1원1표의 사회입니다. 부모의 재력이 자녀의 미래를 결정하는 사회, 이윤이 생명보다 우선하는 사회, 불평등을 능력주의로 합리화하며 인간의 존엄을 아무렇지 않게 짓밟는 사회를 그렇지 않은 사회로 바꾸어내는 것이 지금 청년세대가 마주한 과제입니다.



2021년의 시대정신은 공정이나 능력주의가 아니라 평등과 존엄입니다. 같은 결승점을 향해 뛴다 해도 누구는 골인지점 50m 앞에서 출발하고 누구는 5km 밖에서 출발해야 하는 경쟁을 우리는 공정이 아니라 불평등이라고 부릅니다. 또한 우리가 능력이라 부르는 것의 대부분은 사회적·개인적 행운에 기초합니다. 자기는 운으로 얻은 것을 능력이라고 포장한 뒤 그런 운을 갖지 못한 사람들에게는 이를 노력으로 얻으라고 강요하는 것은 불평등을 고착화하는 눈속임일 뿐입니다.



우리는 시험을 보고 남들과 경쟁하기 위해 태어난 것이 아니라 인간으로 자유롭고 존엄하게 살아가기 위해 태어났습니다. 지금의 극심한 불평등이 자연현상처럼 어쩔 수 없는 것이라는 주장에 저는 동의하지 않습니다. 불평등을 극복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지만 불가능한 일이 아닙니다. 전쟁의 폐허 위에 다시 사회를 건설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었지만 우리는 해냈습니다. 엄혹한 독재에 맞서 싸우는 것은 어려운 일이었지만 우리는 해냈습니다. 날로 심각해져가는 불평등에 맞서 평등과 존엄의 공동체를 만드는 것은 어려운 일이지만 우리는 해낼 수 있습니다. 



우리는 부모를 바꿀 수는 없지만 사회를 바꿀 수는 있습니다. 금수저를 물고 태어나지 않았어도 우리 사회 모두의 수저를 더 쓸만한 것으로 바꿀 수는 있습니다. 6월 항쟁 34주년을 기리며 다짐합니다. 공정과 능력주의의 이름으로 부당하게 배제된 시민들과 함께 불평등에 맞서겠습니다. 수많은 시민들이 함께 쌓아온 사회적 부가 몇몇 개인들의 행운이 아닌 모든 시민들이 권리가 되도록 평등과 존엄의 정치를 이어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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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의원 장혜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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